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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양대 보건센터 간호사 유아름 선생님

  • 이번 호에서는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보건센터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유아름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대학교 보건센터에서 근무를 희망하시거나 근무 중인 선생님들께 기운 나는 인터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너스케입의 많은 후배 간호사분들과 선생님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참여해 주신 유아름 선생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Q.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소개와 지금까지 경력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양대학교(서울캠퍼스) 한양보건센터에서 근무 중인 유아름 간호사입니다.

     

    前) 서울아산병원 호흡기계 중환자실 인턴십 간호사(학생)

    前) 홍익병원 내과, 내과계 중환자실 간호사

    前) 인하대병원 내과계 중환자실 간호사(MICU-A)

    前) 대한민국 중환자간호사회 회원

    前) 성북서울 요양병원 간호사

    前) 극동대학교 간호학과 실습 (조교)강사

    前) 병원간호사회 특별회원(학부 차석졸업생 대상)

    現) 대한간호협회 정회원

    現) 서울간호학원 보건간호학 강사

    現) 서울한양대학교 한양보건센터 간호사

    現) 대학보건간호사회 정회원

     

     

    Q. 선생님께서 현재 근무하고 계시는 기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양대학교는 서울 캠퍼스와 ERICA 캠퍼스(안산)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저는 서울 캠퍼스의 보건 센터 관리 간호사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양대학교는 재적생 약 25,000명과 교직원 약 3,000명으로 이루어진 고등교육기관인 대학교입니다. 한양대학교의 보건실은 한양 보건 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왜 대학교 보건센터에서 간호사를 필요로 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리고 선생님께서 하고 계신 업무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예를 들어, 간호 행위의 대상자는 어떤 분들인지, 대상자들에게 어떤 간호 행위를 실천 중인지 등)

     

    대학교는 교육기관이기도 하면서 산업체적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학교 구성원인 학생들과 교직원, 스타트업 회사 등의 외부업체가 다양하게 공존하는 곳입니다.

     

    대학의 모든 구성원의 건강증진, 응급사항 대처, 보건교육, 지자체(보건소)와의 협력을 위한 학교보건을 수행하기 위해서 공인 면허를 갖춘 간호사가 필요합니다.

     

    보건 센터에 방문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처치(외상 dressing, burn dressing, 기계장비를 이용한 적외선 치료, cooling, N/S irrigation 등)와 보건교육(병원을 다시 방문해야 되는 경우, 보건 센터에 다시 올 수 있도록 안내, 상처 등의 악화 반응에 대한 행동요령, 파상풍 예방주사의 필요성, 처치 받은 후 집에서 self로 관리하는 방법 등)을 간호행위를 수행합니다.

     

    행정적으로는 교육부 혹은 식품의약품안정청 등의 외부기관에서의 공문에 따른 보건업무를 수행합니다.

    가장 최근에는 BCP(업무 계속성을 위한 비상 대책 마련) - 감염병 환자가 대량 발생하였을 때 (대학 기준 구성원의 5 % 이상 시 발동) 체계에 대한 마련을 하였습니다.

     

    보건 일지 작성(병원에선 간호기록과 유사), AED/BP 기/체성분 측정 기계 등의 관리 점검, 물품관리(물품 카운트를 포함), 재난유형별 홈페이지 게시 및 관리(황사, 폭염, 미세먼지, 감염병 등)의 간접간호 부분이 있습니다.

     

     

    Q. 병원이 아닌, 대학교 보건 센터에서 근무하시게 된 계기나 동기가 있으실까요?

     

    가장 큰 이유는 간호사 유아름으로서의 삶을 지속하고 싶었습니다.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면서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정말 건강했던 몸이, 데이 근무가 끝나갈 때 어지럽고 휘청거림을 느끼며 쓰러질 뻔하면서, 갑상선 등 호르몬 수치가 안 좋아졌습니다.

     

    그만큼 임산부가 일하기에는 힘든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아이가 어린이집 등 센터에 가 있는 시간 이외에 혼자 아이를 보아야 했기 때문에, 9 to 6의 간호사 업무를 하는 곳을 고려하였습니다.

     

    Q. 대학교 보건 센터에서 근무하기 위한 조건은 어떻게 될까요? 보건 센터에서 요구하는 경력 및 스펙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학력, 병원 경력, 특정 자격증, 언어 능력 등)

     

    대학교 보건 센터는 보건교사 업무를 수행하지만, 아직은 법적으로 보건교사 자격증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간호사 면허증'소지자는 누구나 지원 가능합니다.

     

    다만 센터 내 인원 구성이 1인 혹은 2인 이상인 경우에 따라 요구하는 자격사항이 달라집니다.

     

    1명인(혹은 관리자인) 경우 여러 부서들(관제팀, 학생팀, 총무팀, 교무팀 등) 과의 소통 및 학교 전체 구성원의 건강관리 및 증진에 책임자로써 4년제 학사 이상, 3~7년 이상의 임상경력을 요구합니다.

    2인 이상인 경우 관리인이 아닌 경우 1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간호사면허증 소지자를 요구합니다.

     

    특별히 언어능력을 요구하지 않지만, 외국인 대상자들(유학생 등)이 많기 때문에, 센터에 외국인이 왔을 때 너무 당황하지 않고, 어느 정도의 병원 기본 의사소통이 가능하면 좀 더 환자 파악과 처치에 있어서 양질의 간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유아름 간호사 자격사항]

    ⦁ 보건복지부 장관 공인 면허 간호사

    ⦁ 교육부 장관 2급 보건교사

    ⦁ 한국산업인력공단 산업위생관리산업기사

    ⦁ 연변대학의학원 인체 해부 교육과정 수료

    ⦁ 대한 병원코디네이터협회 병원코디네이터

    ⦁ 미국심장협회 AHA BLS Provider 수료(심폐소생술)

    ⦁ 극동대학교 초청(조교)강사

    ⦁ 목동고등학교 초청강사

    ⦁ 태국 우본대학교 우수학생 초청 해외 간호학생 봉사단장

    ⦁ 극동대학교 간호학과 수석 과대표 2회

    ⦁ 제2회 대학생 토론대회대상(교내), 총장특별장학금 2회/학과수석장학금/리더B장학금 외 다수 장학 및 수상

     

     

    Q. 일반 병원과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이 있을까요? 선생님께서 근무하고 계시는 곳의 업무 환경도 궁금합니다. 예를 들면, 복지, 연봉, 근무시간이나 육아휴직 등 근무환경을 공개 가능한 선에서 소개해 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일반 병원과 가장 큰 차이점은 '내 컴퓨터', '내 마우스', '내 컴퓨터', '내 명함'등 소유할 수 있는(학교 것이지만 ^^...) 것 이 있습니다.

     

    정서적으로는 바쁨 서두름 보다 근무 시간 동안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고, 따뜻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안정감 있고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여유가 좀 더 많습니다.

     

    근무시간은 08:30-17:30이고, 방학 중 단축 기간(약 1.5달 연 2회)에는 10:00-17:00으로 평소와 동일한 월급을 받습니다. 점심시간은 12:00-13:00 입니다.

     

    연봉은 직급에 따라 다릅니다. 연차는 부서원과 상의하여 적절히 사용할 수 있을 때 사용합니다. 1달에 1개씩 연차가 주어집니다. 반반차제도(2시간 휴가)도 있고, 보건휴가(무급) 월 1회 제공됩니다.

     

    보건실 내부의 공간이 상당히 넓어서 저의 자리는 센터 오른쪽 방향 방으로 넓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넓은 책상과, 회의용 책상, 복합기, 장 2개가 들어와있을 만큼 공간이 넓고,

    안쪽 처치실 1개, 탕비실 1개, 바깥 공간의 처치 bed 1개, 안정실(bed 5 개), 2명 직원의 자리 및 방문자들의 대기공간, 세면실(무릎 등 세척이 필요한 경우), 다목적실, 건강관리실

    (인바디 측정실)이 있습니다.

     

    Q. 현재 보건 센터 내 간호사는 선생님 한 분이신가요? 다른 직종의 분들과 협업하고 계신다면 어떤 분들과 함께 일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현재 센터 내에서 간호사 2명, 일반 직원 1명(보조인력) 총 3명이 같이 협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보건 센터에서 주 업무가 확진자 관련 업무가 돼버린 지 2년이 되었습니다. ㅠㅠ

    보건 센터에서 확진자 관리(동선 조사, 접촉자 대상자 검사 안내, 소독 대상 공간 확정 등)를 하고 있고,

    조사체계 확립(유선조사->;;;;;페이퍼 조사->;;;;;설문지 답안 회수), 확진자 보고서 작성, 안내 문자(push) 작성, 홈페이지 관리 등의 업무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Q. 일반 병원과 달리 보건 센터에서 근무하시면서 느끼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장점 : 처치 방법에 대해서 평소에 좀 더 고민하고 공부한 것을 직접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고, 보건교육을 통해서 환자와 라포 형성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어, 전인간호를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곳입니다.

    속이 쓰린 환자에게 단순히 '알마겔 1포'를 주고 끝낼 수도 있고,

    평소에도 속이 쓰렸는지, 진단받은 것이 있는지, 어제 음주 혹은 기름진 음식을 먹었는지 질문하고

    지금 아파서 온 것 이전에 약을 먹은 적 있는지, 못 먹는 약이나, 알약 형태도 괜찮은지, 특별히 알레르기가 있는지 사정하고

    NRS로 객관적 간호진단을 하고, 복합적으로 약을 줄 수 있는지 (2개 이상의 약을 주기), 필요한 대증요법이 판단하고,

    투약 방법, 투약 간격, 생활습관(오늘의 생활방법-먹는 음식 조절, 따뜻한 물로 천천히 몇 모금 마시기 등) 보건교육을 하면서 라포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바쁘고 촉각을 달리는 병원 환경에서 행하는 간호 수행도 값지지만 심한 증상이 아닌 일반 대상자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함께 전인 간호를 온전히 수행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 : 현재 대학교 보건실은 고용형태가 계약직인 경우가 많고, 현재 저도 그렇습니다.

    계약직은 사용자 입장에서 편할 수도 있지만, 간호사는 보건실의 보건 사업 연속성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보건교육이 기기 구입에서 끝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학생들에게 실제로 건강증진을 위한 도구로 '쓰일 가능성'조차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심화되었고,

    전임자의 사업을 반영하여 사업 연속성을 구상하기에는 제약이 많습니다(정보 부족).

    또한, 다소 장기적인 사업은 아예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조금 더 안정적인 근무환경이 되면, 소속감과 진행하는 사업에 대한 더 발전한 책임감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Q.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특별한 경험 또는 사례가 있으신가요? 공개 가능한 범위로 부탁드립니다!

     

    대학교는 입시기간(수시, 정시)에 고3 학생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있습니다.

    한 수험생이 손가락이 살짝 베어서 왔는데, 처치를 해주고, 시험 볼 때 밴드가 떨어져서 신경 쓰일까 여분을 챙겨주고, 시험 잘 보라고 말을 건네주었는데,

    시험이 끝나고 재입실을 하려고해서(재입실 금지) 나가보았더니, 저에게 초콜릿 한 개를 꼭 전해줘야겠다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줬습니다.

    가장 마음이 따뜻한 사건이었습니다.

     

    재입실 금지인 거 수험생이 더 잘 알았을 상황이고, 꼭 드려야 한다며, 문 앞에서 서성이며 부탁했을 수험생의 그 마음이 너무나도 이쁘고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Q. 임상 외 간호사를 고려하고 계시는 간호 학생 또는 간호사 선생님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학부 때 성적이 좋아서, 그때의 꿈은 '대학병원 수간호사'였습니다.

     

    과대표를 1학년 때 1번, 4학년 때 1번으로 2번 할 정도로 주위에서도 일명 '대학병원 간호사'로 제격인 사람이었습니다. (제 생각일지도 모르겠어요 ^^...)

     

    대학병원을 나올 때 저의 심정은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가'의 무거운 마음뿐이었습니다.

     

    성장이 결핍되고, 자기 충족이 결핍되는 시기, 마음이 여러 갈래로 깨져있었는데 그 깨졌다고 생각한 마음결 중 한 결이 지금의 저를 있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비움과 채움을 차분히 정리하면서 부재, 결핍, 중단을 구분하는 연습을 했고(실제로 마인드맵으로 마음을 정리했어요), 연속, 보충, 발전을 해나가는 기간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학병원 간호사 유아름이 아닌 간호사 유아름으로써 자존감을 회복하였습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시기를 겪었거나 겪고 있는 분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현재는 대학교 보건실에서 근무하고 있고, 근무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기업체 간호사 (산업 간호사, 보건관리자) 업무에도 관심이 있어, 산업위생관리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지금은 산업위생관리기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번년도 목표는 산업기사, 기사 자격증을 완성하고, 중대재해 처벌 법에 필요한 전문인으로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선례가 될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각자의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계신 간호사분들 또는 간호 학생분들께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간호사에게 부과된 업무의 과잉은 불안의 과잉으로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코로나19가 주는 초유의 경험이 주는 불안에 잘 분담되지 않은 업무까지 더해졌으니 어쩌면 예고된 일이고, 다양한 실무적 격동의 시기를 겪어냈습니다.

     

    누구에게나 만남이라는 큰 범주가 생략된 채 해야 할 일들에 대한 과잉은 자존감을 낮추고 에너지 소진 현상을 촉진합니다.

     

    우리의 업무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많은 간호사들이 이 혼란 속에서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 부분이 정돈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서도 우리의 마음은 계속 괴로울 것 같습니다.

     

    '그냥 어지러운 시간이 흘렀고, 시키는 일을 하다 끝났는데, 정말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옳았는지, 그리고 그것을 보건소, 학교 내 다른 부서들과 어떻게 합의해야 했는지,

    또,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했는지'잘 정리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학교를, 병원을 잘 지켜온 과정을 함께 교감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인터뷰로 풀어낼 수 있어서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에 제동을 걸 수 있었습니다.

     

    저와 같은 간호사 선생님, 간호 학생분들이 있으셔서 간호사의 희생정신, 정성, 고귀한 노력의 흔적이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이팅! 나는 대한민국 간호사여서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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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존경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리스펙입니다.

    22.09.13 18:18:48
  • 익명

    대단한 듯 인터뷰로 포장했지만 현실은 박봉에 계약직이고 처우 개선이 시급함.

    22.08.04 18:37:37
  • 익명

    와.. 편하겠다...부럽다.. 대단해요 선생님.

    22.06.08 13:53:41
  • 익명

    하나하나 자격사항 까보면
    실직적으로 뭐 암것도 없는 자격사항 들이네 ㅡㅡ;
    또 결국 이렇게 자격증 따면 뭐해요?
    월 200 300따리 간호사인데ㅋㅋㅋ

    22.05.30 17:41:48
  • 월클ㅎㄷㄷ

    22.05.29 02:02:19
  • 너무 멋지세요!

    22.05.23 12:06:11
  • 익명

    같은 이름, 같은 직업 ^^ 너무 신기해서 클릭하게 되었고, 읽는 내내 동기부여가 되는 글이였어요. 저도 간호사여서 자랑스럽습니다.

    22.05.19 11:5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