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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아라비아 간호사 조예성 선생님

  • 이번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병원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조예성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해외 간호사를 염두에 두거나 목표로 삼고 열심히 달리고 계시는 선생님들께 사우디아라비아라는 신선한 선택지를 제공해주는 인터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너스케입의 많은 후배 간호사분들과 선생님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참여해 주신 조예성 선생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Q.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소개와 지금까지 경력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응급실 간호사로 근무 중인 조예성입니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King abulaziz Medical City Emegency center에서 일하는 중이며 한국에서는 약 2년 반 동안 고려대학교병원에서 근무하였습니다. 

     

    Q. 선생님께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병원 및 부서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제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King abdulaziz Medical City는 1983년에 만들어진 병원으로써 군 방위 병원이자 왕립병원입니다. 총 1973bed를 갖고 있으며 60여 개국 1만 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곳입니다. 대학교가 medical city 안에 위치해 있어 의료진을 양성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군 병원이기 때문에 시내와 30분 이상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주로 내원하는 환자들 역시 군인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왕가의 사람들입니다. 

     

    제가 일하는 부서는 Emegency care center 안에 Acute Care Unit입니다. 응급실은 총 6개 부서로 나누어져 있는데 저희 unit에서는 Level 2, 3의 환자들을 주로 케어하고 있으며 Level 1의 환자분들은 Resuscitation에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한국의 소생실 개념의 부서입니다.)

     

    유닛에서는 총 20개의 Adult beds와 5개 OBGY Beds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싶은 부분은 굉장히 바쁜 부서임에도 불구하고 Team work와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는 것입니다. CODE 상황에서 ACLS를 배운 것처럼 진행하며 팀리더인 응급실 physician과 post 피드백도 진행합니다. 다만 코드가 매일 일어나는 상황이 아니라 저희는 주기적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여 코드 상황에 대비하는 교육도 받고 있습니다.  

     

    Q. 통상적으로 흔히 진출을 염두에 두는 미국 또는 캐나다, 호주 간호사가 아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 하시게 된 특별한 동기나 계기가 있나요?

     

     

    어려서부터 해외에서 일하고 싶은 꿈이 있었는데, 다른 국가의 긴 프로세스와 비용이 신규 간호사인 저에게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아프리카, 중동, 전쟁지역으로 지원을 했었고, 추후 사우디 간호사에 대해 알게 되어 오게 되었습니다. 

     

    중동 지역은 아직 의료 수준이 높지 않아 예방이나 교육이 더 필요할 뿐만 아니라, 소생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많이 놓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중동 국가 자체에서도 국민들을 위해서 아낌없이 의료 자원을 지원하고,인력 양성을 위해서 많은 시스템들을 해외로부터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잘 갖추어진 서양권 국가보다는 사우디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다고 생각했고,저 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간호사들이 함께 간다면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하기 위한 조건은 어떻게 될까요? 선생님께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하게 되기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하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선 저는 월드잡, KOTRA, 네이버 간호사 취업 카페 , 잡코리아 등을 통해서 꾸준히 잡 서치를 했었고, 네이버와 월드잡에 올라온 공고를 통해서 사우디 간호사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병원은 기본적으로 대한민국 간호사 면허증과 한 분야에서의 2년 이상의 경력을 지원 자격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취업 과정은 서류 면접과 실무자 면접으로 이뤄집니다. 현지에 도착해서 병원 내 영어 시험과 사우디 간호사 시험인 prometrics를 응시하시면 됩니다. 2014년 7월 경에 지원하여 2015년 2월에 비자를 받고 3월에 사우디아라비아로 오게 되었습니다. 

     

    저희 병원은 아이엘츠 점수를 공식적으로 요구하지 않으며, 엔클렉스가 있어도 프로메트릭 시험은 면제받을 수 없습니다.  

     

    Q. 한국에서의 간호사 업무와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이 있을까요? 

     

    일단 업무적인 부분과 복지 면에서 안내해 드리자면,

     

    업무적인 면에서는 각국에서 온 직원들이 서로 다른 간호 지식과 규율을 갖고 있기에 맞추는 건 쉽지 않은데 병원 내 Policy가 있어서 하나의 약속으로 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수혈을 하는 경우 관련된 폴리시를 본다면, 병원에서 칭하는 단어들이 구체적으로 설명이 되어있고, 한 번 blood bank를 통해서 나온 혈액의 경우 30분 안에 투여 되야 하지만 그 이후에 반드시 반납해야 하고,'blood를 delievery 하는 직원은 카페테리아나 다른 곳을 들렸다가 올 수 없다.' 등의 안내가 상세하게 이루어져 있어서 모두가 같은 규칙을 따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는, Respiratory technician이 따로 있어서 호흡기 치료 (Nebuilization, BIPAP, CPAP, TRACHEOSTOMY), Intubation insertion 보조 업무가 그들의 잡으로 되어 있어서 저희가 직접 관여하지 않는 부분입니다.또, 약물의 경우도 기본 stock 약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fluid는 약국에서 제조되므로 기다리는 데 시간은 걸리지만 편리한 부분도 있습니다. (예, Electrolytes replacement, laxis, antibiotic, painkiller 등) 

     

    마지막으로 복지 면에 대해 말해보자면,월급 같은 경우 기본급 + 스페셜티 포함으로 한화 400만 원 정도에 입사하였습니다. (오늘 환율 기준) 재직하면서 총 4번의 임금 인상이 있었습니다. 휴가의 경우에는 한 달에 2.5개의 연차가 발생하고 중간 연도 휴가 10개 + 라마단 휴가 10개 + 하지 10개 + 국경일 휴가 1개로 공식적으로 55개의 휴가가 있지만 실제 연 60개 이상의 휴가가 발생됩니다. (한 번의 휴가마다 rest day 2일을 줍니다.)저는 일 년에 최대 4번까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비행기 티켓의 경우에는 왕복 2회 제공이 되는데 한국으로 갈 수도 있고 다른 나라를 여행할 수도 있습니다. 또 병원 티켓이기 때문에 조금 추가하면 비즈니스도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답니다. 저는 항공권을 이용하여 주로 유럽, 미국, 중동 국가로 여행을 자주 떠났습니다. 위치가 중동이다 보니 유럽을 가기에 좋으며 사우디 국내에 '제다'라는 곳은 한국의 부산 같은 곳인데 멋진 홍해 바다를 볼 수 있으니 이곳에 오셔서 꼭 스쿠버 다이빙을 하시기 바랍니다. 

     

    주변 중동 국가 역시 1,2시간 비행 거리에 있어서 UAE, 오만, 카타르, 바레인 그리고 아프리카, 이집트까지 코로나가 어느 정도 컨트롤 된다면 다시 한 번 여행하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Q.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하시면서 느끼는 가장 큰 고충사항은 어떤 게 있을까요? 

     

    날씨 같은 경우는 고온 건조한 사막 기후를 갖고 있지만,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고 있고 병원에서 제공하는 컴파운드 내에 야외 수영장이 있어서 더위로부터 힘든 적은 없었고, 10월부터 2월까지는 한국의 가을 날씨와 비슷해서 좋았던 거 같습니다. 단, 계절이 조금씩 바뀔 때마다 샌드스톰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샤시를 뚫고 들어오는 모래 때문에 견디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일 적으로 봤을 때는 아무래도 무슬림 문화가 한국과 집합되는 부분이 거의 없고 문화 차이 때문에 매번 답답했습니다. 일단 무슬림 살라 시간이(기도 시간) 6번이기 때문에 투약이나 검사가 제시간에 이뤄지기 힘든 부분이 많고, 딜레이가 되는 경우가 상당하지만 병원에서는 이 부분을 이해해 주기 때문에 저희한테 불이익은 없었는데 한국인 간호사인 저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또 의료진과의 대화는 영어로 이루어져 있지만 저희 병원 특성상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아랍어를 사용하시기 때문에 아랍어로 교육을 하거나 치료 진행과정을 전달하는데 문제가 많아서 항상 통역해 주시는 분들을 요청해야 합니다. 

     

    또 사우디 사람이 아닌 사람에 대해 신뢰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 점을 극복하는데 고충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 문화를 이해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고 생각하면서 지내다 보니 이제는 환자분들이 원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사우디 직원들을 통해서 의견 차이를 좁혀가고 환자 케어에 중점을 두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병원 내 다른 의료진과의 관계와 사우디아라비아 내 간호사에 대한 인식도 궁금해요!

     

    우선 케이팝, 케이 드라마 그리고 오랫동안 사우디에서 일해온 한국인 노동자분들 덕분에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습니다.그래서 저도 환대를 받고 항상 일하는 것 같습니다. 

     

    또, 전반적으로 사우디 내에 의료인에 대한 인식은 좋은 편입니다. 한국에 비해서 의사 선생님이 환자분들에게 설명해 주는 시간도 상당히 길고 환자 또는 보호자분들이 원하면 충분한 설명을 두세 번 해주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곳에는 동남아 간호사분들이 오랫동안 일해오셔서 국적을 오해하는 에피소드도 많습니다.

     

    의사분들과의 관계는 저희 부서를 예를 들자면, 검사를 진행하거나 치료 약물 같은 경우는 한국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거나 pre medication 같은 것에 오더가 없는 부분처럼 궁금한 점들을 의사분들에게 수평적으로 질문할 수도 있고 또 친절하게 잘 설명해 주시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많이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Q.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특별한 경험 또는 사례가 있으신가요? 공개 가능한 범위로 부탁드립니다!

     

     

    근무하면서 메르스도 겪고 코로나도 겪었지만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일은 "CODE BLACK"이었습니다. 재난 교육을 많이 받아왔는데 실제로 겪은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근무 중에 갑자기" 전 스태프는 하던 일을 멈추고 전부 응급실로 집합 바랍니다. 현재 코드 블랙입니다"라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주변에 수많은 의료진들이 응급실 앞으로 집합했습니다. 

     

    사우디 오일 공장 화재로 잠시 후에 환자들이 도착할 예정이며 LEVEL 1환자를 케어하는 의료진 빼고는 모두 모이라는 안내였습니다. 

     

    응급실, 병동, 수술실, 중환자실, 검사실, 약국 모든 부서가 환자 받을 준비를 빠른 속도로 맞췄고 기존에 있던 환자 역시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절차를 마쳤습니다. 

     

    아수라장이었지만, 환자분들이 도착한 이후로 제대로 팀워크를 발휘했던 하루였습니다. Linger's Ractate fluid가 바닥이 났고 드레싱 거즈가 모자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지만 모두가 환자분들을 치료하기 위해 애썼던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병원으로부터 감사증을 받았습니다.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모두가 첫 경험이었고 그걸 지켜보던 director분들께서 격려하고 노고를 인정해 주는 것 같아서 저 또한 울컥했습니다. 그때 당시에 같이 손을 맞추던 닥터들과 널스들과도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이런 격려 문화가 늘어나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해외 취업 또는 선생님과 같이 사우디아라비아 간호사를 고려하고 계시거나 준비하고 계신 간호 학생 또는 간호사 선생님들께 그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던 팁을 알려주신다면? 취업처를 알아보는 과정이나, 그 과정에서 알게 된 팁도 공유해 주신다면 좋을 것 같아요.

     

    먼저 앞서 언급했던 해외취업 관련 정부 사이트 월드잡, 코트라 등을 꾸준히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요즘은 구글에서 nursing job + 지역명만 검색하더라도 많은 정보가 있으니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 함께 지원하는 간호사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같이 취업해서 해외에서 함께 지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사우디를 지원할 때 처음 오게 되는 멤버였는데 병원 사진, 기숙사 사진 한 장 없이 왔습니다. 그만큼 해외를 나가고 싶은 마음이 절박했었고, 그 시간이 길어도 나갈 수 있다면 정말 열심히 일할 텐데라는 생각으로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지금 생각해 보니 '7,8개월 밖에 안됐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기회라고 생각하시고, 한국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가족, 친구들과 국내여행도 가고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배우고 삼겹살 등 한국 음식 많이 드시고 오시길 바랍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저는 올해로 11년 차 간호사인데, 제 꿈이 20년 해외경력을 채우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국제적인 간호사를 양성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올해로 중동에서 8년째인데 다양한 대륙에서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른 곳으로의 이동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제 스스로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배움이 필요하고 가까운 미래에는 대학원 진학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우리 간호사들이 편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Q. 마지막으로 각자의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계신 간호사분들 또는 간호 학생분들께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범하고 보통의 간호사입니다. 제가 해외에 나와보니 나라를 옮겨도 간호사라는 일이 쉽지는 않더라구요. 그런데 능력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대한민국 간호사 만큼 일을 잘하고 환자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국적의 직원들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간호사들 스스로가 본인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얼마나 능력 있는 일원인지  현재 부족하더라도 절대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현장에서 혹은 임상에서 고생하는 많은 선후배 간호사들의 처우가 개선되기를 기원하고 간호사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 모두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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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중동간호사 궁금했는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ㅎㅎ

    22.09.11 03:24:35
  • 대단하세요. 의지로 정보없이 가신 것도 대단하지만 훗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셔서 국제간호사 양성을 위한 비전이 있으시다니 정말 멋지세요. 저는 지금 10년 차 된 간호사인데 매년 사직을 꿈꾸다 실패하고 이 일에 회의감도 많이 들고 계획이 흐릿해진 지 오래됐거든요.. 어디 계시든지 건강하시길 바래요, 화이팅입니다 :)

    22.03.01 15:08:55
  • 좋은글 감사합니다!

    22.01.28 03:33:45
  • 오랫만에 널스케입 들어와서 아는 이름이 있어서 놀랬네요ㅎㅎ
    이렇게나마 대학동기 소식듣게되니 기쁩니다. 당신의 꿈 응원합니다!! ^^

    22.01.27 08:4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