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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계종합사회복지관 간호사 김정은 선생님

  • 이번 호에서는 월계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김정은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임상 외 간호사의 업무를 고려 중이신 선생님들께, 생각의 범위를 더 넓게 해 줄 수 있는 인터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 너스케입의 많은 후배 간호사분들과 선생님들을 위해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참여해 주신 김정은 선생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Q.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소개와 지금까지 경력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는 대학병원(내과)에서 4년 8개월 근무하였고 2014년부터 월계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8년 차 간호사입니다. 

     

    Q. 사회복지관 사례관리팀이 어떤 곳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사회복지 실천에서 사례관리는 서로 다른 사회 서비스 혹은 건강 케어 기관들과 직원들로부터 제공되는 서비스를클라이언트를 위해 계획하고, 찾고, 옹호하고, 모니터링 하는 과정입니다.

     

    그러한 과정은 한 기관 내에서 혹은 서로 다른 기관들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로 하여금 전문적 팀 워크를 통해 클라이언트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자신들의 노력을 조정해 나갈 수 있게끔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필요로 하는 서비스의 제공이 확대 되도록 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팀입니다. 

     

    Q. 사회복지관 사례관리팀에서 선생님께서는 어떤 업무를 하고 있으신가요?

     

     

    보건의료 사례관리를 하고 있습니다.건강 문제를 가진 대상에게 욕구에 맞는 사례 개입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보철치료가 꼭 필요한 수급대상이지만65세 미만이라 국가 보철치료지원에서 제외되는 소외계층에게 여러 민간자원을 결합하여 치료비를 지원하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 제가 치과의사선생님을 만나 직접 자원을 개발하기도 합니다.또한 국가 보철치료비 지원 대상에 해당되어도, 정신장애가 있거나 인지저하가 있는 분들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치료 과정에 참여하기 어렵습니다.그럴 때 대상자의 치료가 잘 끝마칠 수 있도록 치료 기간 동안 병원을 동행해 줄 자원을 찾고,병원의 의료진과 의료사회복지사와도 수시 소통하여 대상자에 대한 치료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인지저하가 의심되는 독거 어르신의 경우주민센터 병원 동행서비스와 치매안심센터 등과 협력해서 인지저하를 조기에 발견하고, 장기요양등급 신청으로 요양보호사 선생님 배치 후 돌봄 체계를 갖추는 업무를 하기도 합니다. 

     

    Q. 간호사로서 사회복지관에서 일하시게 된 특별한 동기나 계기가 있나요?

     

    저는 간호실습을 할 때, 어느 부서가 나와 적성에 맞을까를 고민하면서 실습을 했습니다. 저에게 기억에 남고 가슴을 뛰게 한 실습은 지역사회간호실습이었습니다. 당시 보건소 방문간호사 선생님들과 어르신 댁에 찾아가 일상생활을 모니터링하고 시골 보건지소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제가 지역사회와 노인분야에 적성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임상경력을 쌓게 되면 지역사회로 나갈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 시기를 조금 앞당긴 사건이 있었고, 그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할머니께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이 일로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할아버지는 매일 같이 술을 드셨고 결국 알코올 치매를 확진 받으셨습니다.

     

    치매라는 질병은 우리 가족과 전혀 관계없는 일인 줄 알았는데, 막상 우리 가족의 일이 되니, 막막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제가 대학병원 간호사로 재직 중이었음에도 병원 안에서의 치료에만 익숙했지, 우리가 일생을 보내는 지역사회(거주환경)에서는 우리 가족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검색으로 장기 요양등급을 신청하고, 중앙치매지원센터 상담원과 상담, 보건소 약제비 지원 등을 하나둘씩 알아가면서, 서비스를 받기 위해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많은 복지제도가 있을 것인데, 저처럼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 몰라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해 보게 되었습니다. 

     

    Q. 임상에서 간호사로서 일할 때와 비교했을 때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임상 근무 환경과 비교한 장, 단점을 소개해주세요~

     

     

    우선 복지관에 근무하신다면 공통적으로 받으실 수 있는 복지와 저희 기관만의 복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통적인 복지혜택]

     

    간호사는 일 단위/분 단위로 일을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년 단위 계획을 가지고 일을 합니다. 따라서 년 단위업무계획에서 자신의 업무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역사회에서는 주민의 욕구를 파악하여, 임상보다 간호사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근무시간은 8:30~17:30분이고, 12:30~13:30분(1시간)은 점심시간입니다. 아마 점심시간 1시간이 온전히 주어지고,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임상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나이트 근무를 하며 새해를 맞이했던 기억과, 모두가 즐거운 명절과 크리스마스에 출근을 해야 하는 임상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공휴일은 모두 휴무로 출근을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새해, 명절, 크리스마스와 같은 공휴일에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급여는 서울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지급 기준에 따르게 되며, 임상경력은 80% 인정됩니다. 아무래도 상근직이다 보니, 교대 근무를 할 때보다는 월급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호봉제로 매년 꾸준히 경력을 쌓아 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임상과 비슷한 수준의 월급이 됩니다.

     

    복지로는 국가에서 정하는 복지제도는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 또한 임신기간 동안은 임산부 단축근로를, 출산 후에는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모두 사용하고 업무에 복직하였습니다. 현재는 아이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급한 사유가 있을 때 년 2개의 자녀 돌봄과 휴가, 1/4 연차제도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관 자체 내 복지]

     

    우리 복지관 자체적으로 있는 복지제도도 있는데 바로 여행계라는 것입니다. 급여에서 매월 일정 금액을  납입하고 순번을 정해 여행을 갈 수 있는 제도입니다. 여행을 통해 지친 마음이 환기가 되고 다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회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근속 휴가라는 제도도 있는데,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 관련하여 5년 이상~10년 미만(휴가5일), 10년 이상~20년 미만(휴가10일)을 나누어 휴가를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저희 기관에서는 휴가와 더불어 기본급을 함께 제공합니다. 저 또한 육아휴직 복직 후 장기근속 휴가를 받아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매년 1인당 직원 교육비는 30만 원 지원됩니다. 30만 원 한도 내에서 직무 관련한 교육을 들을 수 있습니다. 

     

    Q. 근무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특별한 경험 또는 공개가 가능한 소개하고픈 사례가 있으신가요?

     

    지역사회에서 일하는 기관과 종사자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협업하여 어르신을 도운 사례가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이것을 지역사회 현장에서 커뮤니티 케어를 시도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와 간호사가 어르신의 욕구에 맞는 개입 계획을 세워 팀 사례관리를 진행하고, 이에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 파악하였습니다. 어르신의 욕구는 가정 내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것으로 건강이 악화되지 않는 선에서 의료자원+복지자원+돌봄 자원을 연계하여 지역사회 내에서 케어 한 사례입니다.

     

    방문 의사 자원, 사단법인의 추가 돌봄 자원, 보건소 재택 의료 서비스, 보건소 영양지원 서비스, 장기요양등급 내 요양보호사와 요양센터장님 지역사회를 바탕으로 일하시는 다양한 기관과 전문가들이 함께하였고, 저는 이 사례가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방문 의사 선생님께서는 어르신의 욕창치료와 약물 처방, 요양보호사 선생님은 어르신을 밤낮으로 돌보시며 체위변경과 약물복용과 뉴 케어 섭취를 도와 어르신의 건강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요양센터장님 또한 전동침대와 에어매트리스 등을 빠른 시일 내 가정 내에 배치할 수 있도록 힘써 주셨습니다. 센터장님의 도움으로 어르신이 가정 내에서 조금이나마 편안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었습니다. 보건소에서는 재택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고 영양사 선생님이 어르신의 영양 상태에 맞는 경구 보조식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복지관에서는 지역사회의 보호체계 내 빈틈이 없도록 각 기관의 서비스를 연계하고 사례를 컨트롤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지역사회 내에서도 각 전문가들이 협업하면 커뮤니티 케어가 가능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본 사례였습니다.

     

    Q. 업무에서 느끼는 가장 큰 고충사항이 어떤 게 있을까요? 그리고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궁금해요.

     

    사회복지관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1명입니다. 사회복지사 선생님 외 다양한 인력과 함께 일하지만 때로는 외로운 순간도 있습니다. 사회복지관은 종사자 대다수가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다 보니, 전문성 향상을 위한 사회복지 교육을 상시 받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회복지 관련한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호 분야는 직 장내에서 슈퍼비전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없기 때문에, 개인이 간호 분야의 동향을 읽고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업무를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제가 하는 사업이 지역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고 있다고 느낄 때입니다. 예를 들어, 지역주민의 만성질환을 관리를 돕기 위해, 공공기관, 복지 기관, 보건 의료기관이 함께 지역사회 통합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입니다. 복지관에서는 ICT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비대면 건강측정기구로 스스로 건강을 체크하도록 독려하고 측정한 결과치는 본인의 핸드폰 앱에서 결과를 상시 볼 수 있게 됩니다.

     

    병원에서는 평상시 측정한 결과를 참고하여 약을 처방하고, 보건소에서는 의사, 간호사, 영양사, 치위생사, 사회복지사, 운동처방사 등이 한 팀을 이루어 복약상담, 의사 상담, 영양상담과 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만성질환을 관리합니다. 복지관과 병원 그리고 공공기관 모두 지역주민의 만성질환관리라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각 기관들이 협업하여, 실제 만성질환이 관리되고 있다고 느낄 때 보람을 느낍니다.

     

    Q. 간호사로서 이 업무를 특히 추천하고 싶은 조건의 분들이 있을까요?

     

    종합사회복지관은 전 세대를 만나고 있지만 그래도 어르신의 이용 비율이 높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노인에 대한 만남에 거부감이 없고 어르신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계시는 선생님이 오시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간호사 혼자 업무를 하기보다는 내 외부적으로도 타 기관과 타 직종과 소통할 일이 많아요. 적극성과 타 직종과 협력하고 의사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없으신 선생님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Q. 선생님께서는 사회복지 대학원에 진학하시고 사회복지자격증을 취득하셨는데, 사회복지 대학원으로 진학한 이유가 있을까요?사회복지 자격증과 간호사 면허를 함께 가지고 있을 때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저는 노인분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노인전문간호사가 되기 위해 노인전문간호 석사과정을 진학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복지관에서 근무하며 많은 어르신들을 만나다 보니 그 생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저는 ‘간호’만 잘하면 ‘간호’를 잘하는 간호사가 어르신을 만나게 되면 어르신의 문제를 해결해 드릴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르신 댁에 가보니 자녀와 단절된 독거어르신이셨고, 스스로 병원에 갈 수 없어 병원에 동행할 동행자가 필요했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병원비를 낼 수 없는 상황으로 병원 진료를 거부하였습니다. 설득 끝에 간호사가 동행하여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온 어르신은 인지저하로 스스로 약을 복용할 수 없어, 매일 약 복용에 도움을 주실 분이 필요했고, 단순 조리는 가능하지만 라면 외에 조리가 불가능하여 영양결핍이 보였고, 인지저하로 가스 불 화재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밀린 임대료와 공과금으로 주거 퇴거 압박과 전기, 수도, 전화 요금이 끊어질 상황인 거죠.

     

    이때 “간호사는 무엇을 도울 수 있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약 복용 관련 부분에 도움을 드리면 어르신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아니었습니다. 어르신의 삶에 건강은 극히 일부였고 다양한 욕구가 해결되어야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살아가실 수 있었습니다. 돕고 싶은 마음이 앞섰으나, 제가 가진 간호사 면허 하나로는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회복지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로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모든 사람은 다양한 욕구를 가지고 살아가는데, 보건(간호사)+복지(사회복지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겠다 생각하여 사회복지대학원(노인보건복지전공)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공공, 민간, 지역사회의 힘을 모아 보건, 의료, 사회복지를 통합하고 연계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Nurscape 편집부(nurscape@nurscape.net)

    ※ 인터뷰이 상시모집 ☞ http://goo.gl/Q0iF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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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지시네요 쌤..!^^

    22.01.03 10:03:56
  • 지금처럼 꾸준히 하시게되면 선생님만의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실수 있을것같아보이네요. 앞으로의 행보에 응원합니다

    21.12.30 11:34:36
  • 저는 아직 배우는 중입니다. 사회복지 노인복지석사를 했고 지금은 간호사 면허를 따서 현장에서 새내기로 배우는 중입니다. 세상에는 배울것도 해야 할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샘이 계셔서 힘든 임상에서 견딜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듯 하네요

    22.01.04 18:19:06